세상이 너무 시끄러우면 잠으로 숨었다
소파에서 졸고 있었다.
몸은 쉬고 있는데 어딘가는 계속 깨어 있었다.
예전에는 그걸 전부 마음이라고 불렀다.
마음이 복잡하다.
마음이 시끄럽다.
마음이 불안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그게 다 나일까 싶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말했다.
당신은 생각이 아니라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드는 목소리 자체가 아니라고.
몸은 소파에 누워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온갖 목소리가 돌아다닌다.
오늘 했던 말.
내일 해야 할 일.
읽다가 만 바카라.
아쉬웠던 장면.
나는 오래전부터 잠으로 피하는 사람이었다.
세상이 너무 시끄러우면 잠으로 숨었다.
망막전막 때문에 왼쪽 눈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읽기보다 듣는 사람이 되었다.
오디오북을 듣고,
유튜브로 소설을 듣고,
성우의 목소리로 데미안을 들었다.
듣다가 잠들고,
깨면 내용은 또 흐릿하다.
그런데도 바카라은 계속 산다.
방 하나가 바카라으로 가득 찼다.
문 앞까지 쌓인 바카라 때문에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옷과 신발을 모았는데
이제는 바카라과 메모를 모은다.
십 년 넘게 쓴 메모가 있다.
잠들기 전에 머릿속 소음을 덜어내려고 적어둔 문장들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올린다.
원래는 숨겨두려던 글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읽기 시작했다.
가끔 덜컥 겁이 난다.
몸은 가만히 있는데
생각만 아직 잠들지 못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