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화
65화 나의 얼굴(2)
연극의 로그라인을 보며
상상했던 이야기가
얼추 맞아떨어졌다.
주변의 장치도 잘 꾸며졌고
그런데
간과하던 사실이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스크린이 아니라
연극이었다.
관객의 어느 정도 호흡이 필요했다.
연기를 하며 관객의 표정을
신경 쓰는 듯한 배우들의 모습에
이성이 멈췄다.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지금 어떤 표정이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몰랐다.
숨이 가빠오고
어둠 속에 벗어놨던
가면을 찾았다.
쉴 틈 없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는 펼쳐졌고
더욱 당황스러웠다.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빨리 가면을 찾아야 했다.
작은 극장이다 보니
배우와 가까워서
내가 짓는 표정이나
힘이 들어간 몸짓을 보면
‘연극하는 배우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괜히 내가 상처 주는 게 아닐까?’
이 생각이 가득했다.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끝내 가면을 찾지 못했지만,
스토리의 절정을 이뤄가고 있을 때,
웃긴 장면에서 실소가 터졌다.
가면이 벗겨진 채
미소를 띠고 있었고
입에선 웃는 소리가 나왔고
그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배우들이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그들이 사랑스러웠다.
무대에서 반짝이며
연습한 연기를 펼치는 모습에
너무 예뻐 보였다.
가면 없이도
자연스럽게 표정이 나왔고
나의 눈이 반짝였는지
배우들의 표정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았다.
긴장감이 풀린 것처럼 보였고
무대는 더욱 생생해졌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행복감이었다.
그렇게 연극이 끝나고
어두웠던 극장에
불이 켜지자
다시 가면을 썼다.
배우들이 내가 느낀 게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날 잊을 수 없는 행복감이 좋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연극을 추천했다.
소재가 독특하고
누구나 좋아하고 재밌고
감동이 있는 연극이라서
꼭 보라 고했다.
그리고 연극 이야기를 하다가
특정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봤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특정 누군가는 그런 게 없다면서
얘기를 들었고
‘하하하 원래 그런 사람이지,’ 라며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다가
그날의 연극을 보았던
나와 연결이 되었다.
‘이 가면을 내가 왜 쓰고 있는 걸까?
사람들이 원하는
나의 얼굴은 어떤 얼굴이며,
내가 원하는 나의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혹시 그날의 연극을 보면서...’
‘아!!!!!!’
“아!!!!”
속마음이 그대로 입 밖으로 나왔다.
“왜 그래?”
“답을 얻은 거 같아요, 지금!”
“어?”
연극을 보는 동안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가면을 찾지 못한 순간
가장 자연스럽게 웃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누구도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되고 싶었던 얼굴은
처음부터 특별한 얼굴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나의 얼굴과
남들이 나에게 원하는 얼굴은
같은 얼굴이었다.
그건 가면 속의 진짜 나의 얼굴이었다.
이제 진짜 나의 이야기를 해줄 차례이다.
가면 뒤에 숨어 있던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