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64화 나의 얼굴.
16년 12월 26일의
일기에서
발견한 문장이 있다.
나는 하기 싫은 것들을 경험이라는
말속에 넣고
나를 속이며
나를 참으며
그렇게 살고 있다.
그나마 글을 쓸 수 있는
종이가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된다.
나는
그렇게,
이렇게,
저렇게 살아간다.
무슨 말이 하고 싶었는 지 짐작이 간다.
원하지 않는 나,
남들이 원하는 나,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나의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그 질문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얼마 전,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알게 되었다.
최근에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을 봤다.
정말 작은 소극장이었다.
인원이 30명만 들어갈 수 있는
연극이었고
무대와 너무 가까운 나머지
긴장을 하고 있었다.
당일날 예매를 했었는데
30좌석 중 2좌석만
예매가 되어있었고
이상한 걱정이 들었다.
왜냐하면,
관객이 몇 안 되는 곳에서의
배우들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게 부담이 되었다.
조용히 끝자리에서 보고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예매한 이름을 말하자
좌석을 지정해주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대기하는 곳에
여러명이 오더니
기대가 되었다.
연극은
청소년 문학 베스트셀러 원작이었고
줄거리만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영화나 연극을 보러갈 때
나도 모르는 습관이 하나 있는데,
로그라인과 포스터만 보고
내용을 상상한다.
내가 작가라면?
이렇게 이야기를 진행을 하고
여기서 반전을 주고 등등등,
하지만 이름을 날린 감독이라면?
그 감독의 스타일을 넣는다면
이렇게 진행을 하면서
여기에서 반전을 주고 이러겠지?
아, 혹시나 관객을 흥미를 더 유발한다면?
여기서 더 반전을 주려나?
이런 습관을 늘 해왔다.
하지만 연극이니까,
어떤 장치를 써서
어떤 장면에서
눈을 호강을 시켜줄건지
상상하고 있는데
극장의 문이 열렸다.
앞에서
두 번째 줄이었다.
‘너무 가까운데?’
대기좌석에 있던 사람들보다
더 들어와서 거의 관객이 꽉 채워졌다.
주말도 아닌데 다행이다하면서 연극을 보았다.
기대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배우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신경쓰는 게 보였다.
아닐 수도 있지만
예를 들면
‘이 장면에서 빵터져야하는데!’
‘이 장면에서는...’
연기를 하면서
신경 쓰는 모습이 보였고
그 순간,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하는지 몰랐다.
‘나는 지금 어떤 표정이지?’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숨이 가빠왔다.
어둠속에서 벗어 놨던 가면을 찾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