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고양이 그리고 주먹밥》을 마치며
얼마 전에 소셜미디어에서 좋아하는 웹툰 작가님의 고양이가 고양이별로 갔다는 소식을 보았다. 예전에는 이런 글을 읽으면 얼마나 슬플지 그저 짐작만 했다. 이제는 마음이 저릿하고 눈물이 난다. 일면식도 하나 없는 웹툰 작가님이 걱정되기도 했다.
마흔을 앞두고 있는데 이제야 배운 새로운 감정이 있다니, 그게 놀라우면서도 조금은 슬펐다.
사랑이 끝나고 나면 모든 발라드의 가사가 내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처럼,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사연과 웹툰이 예전보다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나는 사랑도 끝나고 반려동물도 떠나보냈으니, 이전보다 더 많은 음악과 사연에 공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어쩌다 보니 공감 능력만큼은 아주 풍부해졌다.
가끔은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감상에 젖기도 한다. 노래 한 곡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별것 아닌 장면에도 마음이 뭉클해진다. 어쩔 땐 펑펑 울다가도 금세 원래의 나로 돌아온다.
예전보다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에 더 익숙해졌고, 그 시간들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다. 보고 싶은 영화가 산더미고, 읽어야 할 바카라이 쌓여 있다. 새로 출시된 게임도 많아서 그걸 다 플레이하려면 하루가 모자란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게 너무 많고,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
인도에 다녀온 후, 내 머릿속은 온통 인도 생각뿐이다. 오랫동안 봉인해 두었던 나의 인도 판타지가 드디어 해제됐다. 이제는 라다크가 아닌 인도의 다른 모습들도 궁금해졌다. 벌써부터 다음 여행을 궁리하고 있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한 번 다녀오면 헤어 나오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여전히 서핑을 하고 요가를 한다.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끔은 진탕 취하기도 한다. 그러다 하루 종일 집에 있고 싶다면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가 다음 날 늦잠을 자기도 한다.
물론, 늦잠에는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몰리가 허락해 줘야 한다는 것.
몰리는 새벽 5시면 어김없이 나를 깨운다. 내가 전날 몇 시에 잠들었는지, 오늘 무슨 계획이 있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이 집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몰리의 아침 산바카라이니까. 나는 기꺼이 몰리의 아침 산바카라을 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문득 문득 홀리가 생각나면 사진을 들여다본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어 하고, 슬프면 조금 운다. 아니, 가끔은 많이 운다. 이유없이 눈물이 주룩 흐르기도 한다. 그러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웃는다.
예전에는 그런 내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나는 생각보다 잘 지낸다.
아주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