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휴대폰이 울려 액정을 봤다. 모르는 번호였다. 뭔가를 광고하는 전화일 것 같아 안 받았다.
오후에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고 있는데 아까 그 번호로 또 전화가 왔다. 이번에도 안 받을까 하다가 뭔가 급한 일일 수도 있겠다 싶어 초록색 통화 버튼을 눌렸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00 백화점 문화센터입니다. 회원님이 필라테스 강습 11시가 좋다는 말씀 하셨다고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내일부터 11시 강좌가 개설되었는데 옮겨드릴까요?
3월 말부터 11시 수업을 들어서 여름 학기도 동일 시간대로 신청했었다. 그런데 신청자가 나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1시로 변경했다.
필라테스 선생님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선생님도 중간에 강의가 없어 시간이 애매하다며 11시 특강을 진행하고 학기 중간에 11시 강좌를 오픈해 달라고 센터에 말해보겠다고 했었다.
-몇 명이 신청하셨나요?
-한 분이 신청하셨습니다.
-저도 11시로 변경해 주세요.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으로 시간대를 옮기게 되었다. 오늘 여유 있게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스트레칭을 했다. 얼마 있다 앞의 수업이 끝났다.
선생님과 안부 인사를 나눈 후 수업이 시작되었다. 새로 신청했다는 회원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오지 않아 본의 아니게 일 대 일 수업을 받았다.
오늘은 레더 바렐에서 복부와 척추 중심으로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동작으로 진행되었다. 동작을 할 때마다 얼굴이 일그러지고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숨도 거칠게 내쉬었다. 선생님의 설명이 머리로는 전달되는데 동작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건 여전하다.
필라테스는 여전히 힘들 뿐만 아니라 재미도 없다. 그런데 선생님은 필라테스가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그래, 세상은 넓고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니까.
나도 필라테스와 뜨거운 사랑에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