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필라테스 수업의 마지막 순서는 플랭크와 스쿼트였다. 리포머라는 기구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닥에 매트 깔아놓고 할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리포머는 고정된 기구가 아니라서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흔들렸다.
삶도 흔들리고 리포머도 흔들린다. 내가 날마다 숨 쉬는 곳에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을 찾는 것은 사치일까.
수업 시작 전에 선생님이 물었다.
-어떤 기구에서 할 때가 쉬우세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다 어려워요.
수업이 끝난 후에 알았다. 리포머에서 할 때가 가장 어렵다는 것을. 왜냐하면 플랭크와 스쿼트를 하기 때문이다.
이 둘 중에서 더 힘든 동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플랭크를 하겠노라고 답하겠다.
스쿼트를 하기 전에 선생님은 봉을 잡게 했다. 리포모 위에 올라가 두 발을 적당히 벌리고 서서 봉을 잡은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오 초간 버텼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이걸로 수업이 마무리되었다면 기분이 찜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생님은 세로로 짚었던 봉의 방향을 가로로 바꿔 잡으라고 했다.
-봉을 가로로 잡은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리세요. 봉을 잡은 두 팔을 위로 올렸다가 내리세요.
낑낑 대며 팔을 올렸다가 기운이 딸려서 포기했다. 옆을 보니 다른 회원은 낑낑 대면서도 선생님이 지시하는 동작을 따라하고 있었다.
-자, 이번에는 리포머에서 내려오신 후에 방향을 바꿔 왼쪽을 바라보고 서세요.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리포머에 올라가 이를 악물고 선생님 구호에 맞춰 스쿼트를 했다. 이번에도 가로로 봉을 잡고 하는 스쿼트는 포기했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비록 한 동작은 포기했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했다. 다음 날 허벅지에 알이 박혀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동반된 고통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