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법연수원 동기를 우연히 만났다. 일하는 영역이 달라져서 그랬는지 오랜 기간 서로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다. 그동안 왜 연락이 없었느냐고 차마 묻지 못했다. 무심히 지나간 세월만큼 나도 그에게 무심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의 간격 때문인지 대화는 겉돌았고 화제는 자주 어긋났다. 반가움은 분명 있었지만, 그 반가움만으로는 지나간 시간을 단숨에 메울 수 없었다.
그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살면서 연락이 끊어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떠올렸다. 나는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씁쓸하게 수긍하며, 자의 반 타의 반 놓쳐버린 인연들에 대해, 덧없이 흘러가버린 세월에 대해, 그들 없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생각했다.
오래전에 헤어진, 연락처마저 지워진 사람 ㅡ 그게 친구든 연인이든 ㅡ 을 우연히 만나는 건 현실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혹시라도 우연히 만나게 되면 과연 서로를 알아볼까. 당황스럽거나 어색해서 피하지는 않을까. 그러곤 후회하지 않을까.
우선 만나면 반가울 것 같다. 잊고 살았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를 것 같고, 지난 시절 함께했던 일들을 풀어놓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다. 만약 그가 친구였다면 앞으로도 연락하고 지낼 터이니 좋은 일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