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를 안다는 것은

by서영수

법조인으로 오래 일했지만, 삶에서 마주치는 문제들 앞에서는 여전히 답을 몰라 헤맬 때가 있다. 나름의 지식과 경험만으로 이해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오래 해온 일도 다르지 않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면,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곤 한다.


오랫동안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원인을 찾고 해결바카라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으며 살아왔고 그렇게 사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의 답 가운데는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도 적지 않았다. 무엇을 해결했고 무엇을 놓쳤는지 충분히 돌아보지 못한 채 넘어간 일들도 있었다.


빠른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있다. 다만 판단을 내렸다고 해서 그 문제에서 배울 것까지 모두 배운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드러나는 사정도 있고, 그때는 보이지 않던 내 잘못을 뒤늦게 깨닫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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