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김진영은 유고집 《아침의 피아노》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울은 옥중 편지에 썼다. ‘내 마음을 고백하자면 저는 죽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소망을 뒤로 미룹니다. 그건 여러분들이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 강의에서 말했었다. 나를 위해 쓰려고 하면 나 자신은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그러나 남을 위해 쓰려고 할 때 나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이 된다고.”
죽기를 원한다니? 처음에는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바울이 소망한 것은 단순히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스도와 함께하기를 바라면서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땅에 남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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