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고 나서 알게 된다
인간은 익숙해지는 데에 생각보다 빠르다.
인간은 관계를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늘 같은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이해해 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부족한 모습을 받아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가 하고 있던 노력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상대가 왜 참고 있었는지,
왜 말을 아끼고 있었는지,
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눌러왔는지.
그런 것들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종종 상대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말이 상처가 되었는지,
어떤 행동이 서운함으로 남았는지,
상대의 마음속에서 무엇이 쌓이고 있었는지 알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관계는 당연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서로가 한 걸음씩 물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양보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것을 지키기도 하면서 이어지는 것이다.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그리고 어느 순간,
늘 곁에 있을 것 같던 사람이 떠난다.
그제야 알게 된다.
그 사람이 어떤 존재였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이해해주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그 관계가 이어질 수 있었는지를.
하지만 많은 경우 그 깨달음은 너무 늦게 찾아온다.
이미 관계가 끝난 뒤일 수도 있고,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 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은 상실 이후에야 관계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내가 관찰한 인간은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그 소중함은 잃고 나서야 선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