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인간은 침묵을 동의로 착각한다

말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된다

byELshokhen

갈등이 없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침묵을 해결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상황이 지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이다.


한 번 정도는 괜찮을 것 같고,


굳이 말을 꺼내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넘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간 일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저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침묵은 종종 상대에게 다른 의미로 전달된다.


상대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계속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결국 말하지 않은 사람은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은 척하게 된다.


싫은데 싫다고 하지 못하고,


불편한데 불편하다고 하지 못하고,


점점 자신의 감정을 숨기게 된다.


그렇게 쌓인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터진다.


당사자에게는 오랫동안 쌓여온 문제였지만,


상대에게는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관계는 더 크게 흔들린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관계가 갈등 때문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갈등은 원래 존재했다.


단지 그것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모든 문제에는 타이밍이 있다.


말할 수 있을 때 말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말해도 이미 늦어버린 경우가 생긴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 뒤에는 이해보다 상처가 더 크게 남기도 한다.


내가 관찰한 인간은 침묵을 평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때로 침묵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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