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없다면]

● 고백인가요?

by태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계시나요?


“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10%도 안 될 거라는 데, 내 손목을 건다.



콜센터에 다니는 게 장래희망이었던 것도,

꿈이었던 적도 없다.

그냥 다음 달 카드값은 내야 하니, 시간이 지나갔다.

그런데, 꼭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아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없다면,
좋아하는 거 옆에서 서성거리며 사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온라인카지노를 서성거리기로 했다.



생각보단 충격이었다.

나, 글 쓰면 안 되는 사람인 건가?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선 안재홍이 천우희에게 까이고(?) 와서는 바카라상에 앉는다.

천우희의 대본을 꼼짝 않고 몇 시간을 보던 그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다.

" 충분히 아쉽구먼, 귀찮게 해야겠다. "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려볼까 싶어 다른 글쓰기 플랫폼도 몇 군데 둘러봤다.

그래도 자꾸 눈길이 가는 건 온라인카지노였다.

방금 막 작가가 된 사람들의 글부터, 온라인카지노의 이른바 스타작가들 글까지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바카라을 좋아하고 F 력 충만한 나와 조금은 비슷하고, 따뜻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글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곳.

충분히 아쉬웠다.


한 달 뒤, 2026년 2월 20일, 나는 온라인카지노 작가에 재지원을 했다.




온라인카지노에 팔로워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무엇이 되는 것도 아니고, (물론 되고 싶긴 하다)

인기 작가가 된다고 해도 출간과는 별개인 것도 안다.


그래도, 여자가 칼을 뽑았으면


가끔 온라인카지노에서 정말 글을 잘 쓰시는 작가님들을 보며 의기소침 해지기도 한다.

난 틀렸어.. 난 이렇게 못 쓸 거야.. 재능이 없어.. ㅠㅠ

이미 온라인카지노에서 베테랑인 작가님들처럼 매일 올리지도 못한다.

일주일에 한편 씩만, 조금 느리더라도, 나만의 속도로, 그러나 꾸준히.

정성스럽게 댓글을 남겨주신 작가님께는 반드시 답방을 가려고 노력한다.

본업이 있으니 바로 가진 못하더라도, 며칠 늦는 한이 있어도

은혜 갚는 까치가 되어 6시 땡~ 하자마자 엉덩이에 뿔난 송아지 마냥 부리나케 달려간다.

그게 서평이든 느낌이 든 인사든,

공개적으로 댓글을 남기는 일이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내야 하는 일임을 극 내향인 인 나는 알기 때문이다.

작가님의 글을 한편, 두 편 읽어본다.

찬찬히 그가, 혹은 그녀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한다.

그의 시간 일부를 떼어 내게 내어준 사람에게

나 역시 내 시간을 떼내어 그의 글을 읽고, 소통하고, 표현하면 그 마음이 반드시 그에게 가닿을 것을 믿기 때문이다.


단무지 라도 썰자.




전 개그우먼 출신 안선영은 유튜브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누구 앞에 내어놓아도 괜찮을 취미 하나쯤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니, 나에겐 그게 글인 것 같았다.


하여,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훔쳐보며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고,
라이킷은 꼭 눌러 읽었다는 티를 내고,
“다음 편 빨리 올려주세요” 한마디에 도파민이 머리끝까지 터져, 몸치인데도 혼자 춤을 추는
초보 변태(?) 작가인 저와 함께,


온라인카지노를 서성거려 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