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망각(忘却)'은 신이 내린 축복이자 저주다.
축복이라 일컫는 이유는, 모든 걸 기억하고 살기엔 우리네 두뇌가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삶이란 게 좋은 기억보단 그러하지 못한 게 더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망각의 저주는 무엇일까. 중요한 걸 기억하지 못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중요한 걸 기억하지 못하는 건 일상에 큰 타격을 준다. 누군가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꼭 가져가야 할 물건을 놓고 가거나 중요한 약속을 놓치는 경우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노년에 다가오는 가장 큰 두려움은 또한 치매다. 뇌를 갉아먹는 질병이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자아마저 잃어버리는 비극을 초래한다는 건, '망각'이 저주라는 것에 대해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망각'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늘 말하지만, 이러한 양자택일의 질문에 대한 답은 질문 안에 있다. 그러니까, 그 둘 다라는 이야기이며 축복일 때도 있고 저주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축복은 축복대로, 저주는 저주대로 받아들이는 게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정신 건강에 좋다.
글쓰기에 있어서 '망각'은 축복보다는 저주에 가깝다.
어느 한순간 떠오른 글쓰기에 대한 아이디어는, 3초 뒤 사라진다. 참으로 신기하다. 머리를 감다가 생각난 글의 소재가, 잠시 잠깐 따가운 눈을 닦고 손을 말려 휴대폰에 적어야지... 했는데. 휴대폰을 급하게 집어 들었을 땐 당최 무엇을 적으려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산바카라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떠오른 영감들은 쉽게 휘발된다. 휘발의 속도가 워낙 빨라, 참으로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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