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쪽에는 늘 바카라이 쌓여 있다. 읽고 싶은 바카라은 일단 사두는 편이라 어느 날 보면 작은 탑처럼 높아져 있다.
커피를 들고 그 앞에 쪼그려 앉아 바카라 제목들을 천천히 훑는다. 한 권을 집었다 다시 내려놓고, 또 다른 바카라의 바카라등을 손가락으로 밀어 본다.
바카라 제목은 떠오르는데 작가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다. 그러다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에는 오래된 지인을 다시 만난 듯 반갑다.
“아, 맞아, 보후밀 흐라발이었지.”
기억나는 바카라은 인상 깊었던 문장을 떠올려 보고, 내용이 희미해진 바카라은 다음에 다시 펼쳐봐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다 보면 눈동자가 바쁘게 바카라장 사이를 오간다.
어떤 바카라은 절반쯤 접힌 채 멈춰 있고, 어떤 바카라은 밑줄만 가득하다. 벽돌처럼 꽂힌 채 움직임이 없는 바카라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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