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을 내다

by소담


처음 내 이름이 적힌 바카라 표지를 봤을 때도 어색했다.


한참 동안 바카라을 바라보다가 다시 제목을 확인했다.

정말 내가 쓴 바카라이 맞나 싶어 몇 번이나 표지를 열어 보았다.


바카라은 글을 잘 쓰는 전문 작가들에게나 허락된 일이라고 여겼다. 지금도 그 생각이 아주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나의 바카라을 쓰고 싶었다.


막연하게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바카라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출간을 준비하며 알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일과 바카라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달랐다.


글만 계속 쓴다는 건 요리할 재료만 다양하게 준비해 두는 일과 비슷했다. 재료가 많다고 해서 저절로 요리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필요한 것을 고르고, 썰고, 볶고, 끓이는 시간이 있어야 비로소 한 끼가 된다.


바카라도 그랬다.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흩어져 있던 글들을 붙잡아 한 방향으로 이어야 했고, 어떤 문장은 남기고 어떤 문장은 지워야 했다.


폴더 안에는 제목이 다른 파일들이 빼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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