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어두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참 앉아 있던 날이 있었다. 시동을 끈 차 안은 고요했고, 몸에 힘을 뺀 채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조용한 클래식을 틀었다. 하루의 피로가 바닥까지 내려앉은 날이면 울림이 깊은 첼로 소리만으로도 긴장했던 어깨가 조금씩 풀어졌다. 음악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작은 쉼표가 되어 주었다.
주말 아침은 조금 다르다. 늦잠과 게으름 사이를 오가는 시간에는 재즈 음악을 틀어 놓는다. 햇살이 아직 거실 깊숙이 들어오기 전, 차분한 재즈 선율이 천천히 번져 가면 집 안의 공기마저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분주한 평일 아침에는 남편이 미리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을 틀어 둔다. 바쁘게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인데도 피아노의 한 음 한 음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하게 들린다. 젖은 머리를 말리며 피아노 선율에 맞춰 발끝으로 박자를 맞춰 보기도 했다.
“오늘 선곡 좋은데?”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가끔은 남편과 함께 출퇴근을 하기도 한다. 차에 오르면 이미 음악이 흐르고 있다. 남편은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조용히 틀어 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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