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어른이 되는 길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큰 아버지 댁에서 명절 제사를 지냈다. 친척들이 밥을 먹고 부산하게 상을 치우고 나자, 큰 아버지께서 후식으로 과일을 먹자고 하셨다. 그때 손이 비어있던 나는 자연스럽게 과일을 깎아서 내가야 했다. 사과와 배, 감을 깎아서 접시에 늘어놓은 후, 그대로 접시를 들고 상에 내려놓았다.
그런 나를 보던 큰 어머니께서 혀를 쯧쯧 차며, 사과를 과도로 툭 치듯 한 마디를 하신다.
"접시는 쟁반에 담아서 옮겨야지.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그래."
세제를 듬뿍 짜서 설거지를 할 때도, 같은 반응이다.
"세제가 그릇에 남으면 안 되는데 그렇게 많이 짰어. 공부나 좀 하지 집안일을 해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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