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자들이란...

나는 어떤 사람인가?

by설애

타인이 어떤 시선으로 나를 보는지 궁금하지만, 그 대답이 두렵기도 하다. 어느 날 이런 말을 들었다.


"역시 부자들이란... "


당황스러웠다. 내가 부자라고? 나는 돈 만원에 벌벌 떠는데? 대학교 때는 과외하러 가야 해서 이천 원을 입금하고 단돈 만원을 인출해 본 적도 있다. 현금인출기에서는 만원 단위로만 인출이 되니, 통장에 남은 팔천 원을 인출하기 위해 이천 원을 입금한 것이다. 그 만원으로 차비를 해서 과외비를 받아왔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이 꽤 길었고, 한 번도 돈이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므로, 그 말이 많이 당황스러웠다.


회사 후배가 보기에 내가 부자로 보였다면, 그것은 그 후배가 본 나의 일부일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내 일부로 나를 평가한다는 개념이 없었던 것이다. 나의 많은 시간이 가난했으므로, 그 가난이 나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내가 다른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내가 보는 타인도 그럴 것이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은 시간을 함께한 가족도 마찬가지다. 학교나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을 모두 알 수는 없으니까. 집에서는 물건을 널부러놓는 딸아이가 학교 사물함은 잘 정리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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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읽는 시인입니다. 작지만 망설임 없는 한 걸음 내딛듯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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