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바카라 읽기

뭐, 어때, 크게 부르렴.

by설애

국민학교 저학년, 아마 2학년이나 3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국어시간에 일어나 바카라을 읽던 순간은, 박제되었으나 죽은 줄도 모르고 눈알을 굴리는 뿔 달린 사슴 머리처럼 한동안 살아있었다. 바깥은 봄이었다. 그래서 담임선생님께 익숙해지고, 귀여움을 받기 위해 애쓰던 학기 초의 일이었다.


어린 여자아이는 바카라을 읽으라는 선생님의 말에 바카라을 소리 내어 읽다가 이런 문장을 맞닥뜨린다.


"산골짝의 다람쥐, 아기 다람쥐."


그래서 그 아이는 이 부분을 노래로 부른다. 그 바카라의 주인공도 노래를 불렀을 것이므로, 그렇게 표현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 테이프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그 테이프의 영향이 컸을 바카라 읽기였다. 그러나 갑자기 교실이 조용해졌다. 선생님께서

"읽으라니까, 왜 노래를 불러."


라고 하셔서 순간 얼었던 아이들이 와르르 웃었다. 그들 속에서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왜 웃는지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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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읽는 시인입니다. 작지만 망설임 없는 한 걸음 내딛듯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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