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애착
집에 가까워지니
묘하게 찾아오는 안도감이
반갑기까지 하다
분명 여행 참 좋았는데
빚쟁이처럼 따박따박
제 할 일 여기 그대로
한 치도 줄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그게 숨 막히는 줄 알았는데
어지럽게 엉망인 듯 보이는 일상 속에
나만의 리듬과 질서가 배어 있었다고
오래 입어 소매와 목이 늘어나고 좀 해지긴 했어도
살갗인 듯 내 몸에 꼭 맞아 편안한 기분
내내 나도 모르게 꼭 쥐고 들고 있던
그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곳, 집으로
그 집으로부터
한 번쯤은 멀리 떠나서 바라봐야
제대로 바로 보이는 것이 있다
돌아오는 이 기분이
지금의 내 삶을 말해준다
소란하고 분주한 일상이
생의 감각을 일깨워준다는 걸
다시 옷깃을 바로 세우고
고삐를 단단히 조인다
삶에 대한, 이 애착이 왠지 싫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