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나만의 문체 만들기

발견하는 문체

by은수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글에서 자기만의 문체가 느껴지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당신 글은 몇 줄만 읽어도 알겠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보다 반가운 칭찬도 없다.

어떤 이는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오래 필사한다. 문장의 리듬을 익히고 호흡을 배우며 표현을 몸에 새긴다. 이런 과정은 분명 도움이 된다. 문체에는 분명 기술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문체가 기술만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사로 문장을 닮을 수는 있어도 그 삶까지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단문을 쓸 것인가, 긴 만연체를 쓸 것인가. 비유를 많이 넣을 것인가, 담백하게 갈 것인가. 이런 선택들은 문체의 겉모습일 뿐이다. 문체는 훨씬 이전부터 만들어진다.


지난 연재에서 나는 관찰하고 자료를 찾는 과정, 그리고 내가 보고 경험한 것을 믿는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기서 내가 보고 경험한 세계는 나만의 배경지식이 된다. 그 안에는 내가 세상을 느끼고 이해한 방식이 담기게 된다. 그렇다면 더 이상 문체가 단순히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정보는 단순한 지식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생각을 통과한 정보는 해석이 되고, 해석이 반복되면 관점이 된다. 그리고 관점이 쌓이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된다.


문체란 글쓴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문장으로 흘러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글을 쓰게 된다. 누군가는 나무를 보고 계절을 쓰지만 다른 누군가는 추억을 쓴다. 같은 사물을 봤지만 각자가 살아온 세계를 본 것이다. 결국, 글은 눈앞의 사물을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안에 축적된 세계를 꺼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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