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통제를 통제하는 글쓰기.

불안해서 그래

by은수

통제를 통제하며 글쓰기

글쓰기가 인간 내면을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는 말은 흔하다. 그렇다면 치유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저 마음속에 박혀 있던 상처를 뽑고 나니 후련해졌다는 뜻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통해 해묵은 상처를 털어놓은 뒤에야 다음 글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하지만 한참 뒤 그 글을 다시 꺼내 읽어보면,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친 문장이 부끄러웠다. 그때 나는 치유가 단순히 상처를 쏟아내는 일만으로 해결 된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는 꽤 오랫동안 어린이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했고, 문장 첨삭을 해왔다. 사실 대부분의 첨삭 작업 중 상당시간을 오탈자 보단, 설명 문장에서 보여주기 문장으로 바꾸는데 할애했다.

내 글 역시 설명이 많은 글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설명문의 형식을 가진 논설문이나 칼럼식 글이 더 쓰기 편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 형식의 글만 잘 써서는 안 됐다. 그런 결심이 있은 뒤엔 부단한 연습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이것이 단순히 글쓰기의 문제만이 아니란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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