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신혼 전셋집에 들어갈 때 대출을 1억 받았다. 한 달에 몇 십만 원씩 나가는 대출 이자가 너무 아까웠다. 월급에서 카드값과 각 종 공과금이 빠지고 남은 여유돈, 명절 보너스, 성과급으로 대출을 갚았다. 그렇게 조금씩 갚다 보니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2년이 되기도 전에 모두 상환했다. 그때의 쾌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대출을 적금처럼 활용하던 시절이었다. 돈이 생기면 대출부터 갚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재테크라고 생각했다.
월세가 아까워.
전세 만기가 돌아오자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집 값이 오른 만큼 월세를 받고 싶어 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매달 30만 원씩 내게 됐다. 대출은 결국 갚으면 내 돈이 되는데 월세는 허공에서 사라지는 돈 같았다. 그때부터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셋집 근처 짓고 있는 아파트의 분양권을 샀다. 5천만 원이라는 큰돈을 주고 사는 게 쓰라렸지만 그래도 몇 년 후 내 집이 생긴다는 생각에 기뻤다.
대출은 필요한 만큼 받으면 되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은행에 잔금 대출을 받으러 갔다. 맞벌이였고 남편의 소득이 높아서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을 수 있었다. 3%도 안 되는 저금리였다. 그러나 우리는 대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부족한 분양가만큼만 대출을 받았다. 1억 7천만 원. 5년 거치 후 15년 동안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중도상환수수료 기간이 지나면 바로 갚아버리자는 야무진 계획까지 세웠다. 우리를 상담하던 직원은 대출을 최대로 받지 않는 우리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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