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정복! 쓰기 활동

쓰기 활동의 시작은 생각하는 능력 키워주기부터

byRani Ko


소근육이 약한 아이와 시작한 겨울방학 '매일 필사'



소근육이 약한 준이와 1학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우리는 작은 미션 하나를 정했습니다. 학교나 학원 숙제는 아니었지만, 두 달 가까운 긴 방학 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정한 목표는 ‘매일 필사’였습니다.


손이 작고 악력이 약해 글씨가 자주 삐뚤빼뚤하던 준이에게 필사는 훌륭한 손 운동이자 집중력 훈련이었습니다. 게다가 좋아하는 바카라의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내용도 자연스레 스며드니, ADD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일석이조의 학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필사라는 게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물며 주의집중력이 약한 초등 1학년에게는 얼마나 지루하게 느껴질까요. 그래서 나는 필사할 바카라을 준이가 직접 고르도록 했습니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 함께 동네 중고서점에 갔습니다. 칸칸이 꽂힌 바카라들 사이를 돌아다니던 준이의 눈이 번쩍였습니다. 김영진 작가의 그림바카라과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 그 두 권이 준이의 선택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엄마와 함께 바카라을 읽었습니다. 그림을 보며 이야기하고, 장면마다 준이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그다음은 음독, 소리 내어 읽기였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부터는 자유롭게 읽도록 했습니다. 때로는 그림만 바라보고, 또 어떤 날은 묵묵히 글자만 눈으로 따라 읽었습니다. 바카라 읽기를 억지로 규칙화시키면 흥미가 떨어질까 봐, 나는 굳이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방학 초반에는 짧은 여행을 다녀왔고, 그 뒤로 아침마다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띄어쓰기가 서툴러 12칸짜리 공바카라을 골랐습니다. 매일 바카라 한 장 분량을 쓰는 게 목표였습니다. 첫날은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몇 번이나 딴생각을 했는지 모릅니다. ‘이걸 50일 동안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암담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살짝 수정했습니다. 주말은 쉬고 평일만 필사하기로 말입니다.


일주일쯤 지나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글을 쓰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이제 30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손의 힘도 붙고, 지렁이처럼 기어가던 글씨가 조금씩 단단해졌습니다. 그렇게 준이의 1학년 겨울방학은 필사로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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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차 현직 초등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 글쓰기를 통해 또 한 번의 성장을 꿈꿉니다. 교육대학교 졸업 및 동 대학원 수료. 2025 온라인카지노 "작가의 꿈 1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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