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가진 부담

엄마에게 부처님 오신 날은 특별한 날이다

by현월안



해마다 봄이 무르익을 즈음이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손길에 이끌리듯 조금 더 따뜻해진다. 햇살은 부드러워지고, 바람은 어딘가 모르게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그 봄의 한가운데, 어김없이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여전히 봄 속의 시간 안에 계시는 엄마다.



엄마에게 부처님 오신 날은 특별한 기념일이었다. 정성을 다해 마음을 닦는 날이었고,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었고, 삶의 방향을 잡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 엄마의 손길은 바빴다. 할머니 때부터 다니시던 절에 가셔서 연등을 만들고, 식사봉사를 하셨다.



연등을 만들고 식사 봉사를 하시는 것은 엄마의 시간이고 마음이었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형태였다. 어린 시절 나는 그저 신기하게 바라보았을 뿐이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알 것 같다. 그 손끝에서 만들어지던 것은 엄마의 마음이고 사랑이었다는 것을.



엄마에게 부처님 오신 날은 언니가 태어난 날이다. '너무 큰 날'에 태어난 큰 딸을 바라보며 엄마는 기쁨과 함께 많이 조심스러워하셨다. 그래서 더 정성을 들였고, 더 깊은 마음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했을 것이다. 단지 자식을 위한 사랑을 너머, 큰 의미를 부여받은 날을 더 겸손하게, 더 정갈하게 살아야 한다는 무언의 다짐 같은 것 아니었을까 싶다.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 사찰마다 이벤트로 연등 만들기를 한다. 누구나 참여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 간다. 외국인들조차 서툰 손으로 연꽃잎을 붙이며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면, 그 따뜻함이 국경을 넘는다는 생각이 든다.



'빈자일등'이라는 말. 가진 것이 적어도 마음을 다한 하나의 등불이 수많은 화려한 빛보다 오래 남았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오래도록 전해지는 이유는 아마도 인간의 삶에서 진정한 가치는 삶에서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때 엄마의 연등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깊은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엄마는 늘 그런 방식으로 눈에 띄지 않게, 또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오래도록 꾸준히 정성을 들이셨다.

그리고 또 연등의 불빛은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스스로를 조금씩 태워가며 주변을 밝히고, 또 그 빛은 강하지 않지만 쉽게 꺼질 듯 말 듯 살아내는 보통 우리네 삶과 닮아있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면,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의 마음이 담긴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옛날 밝히던 엄마의 손길을 떠올린다.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던 손길, 말없이 정성을 쏟던 그 시간, 그리고 그 안에 담겼을 엄마의 깊은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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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삶은 모두 각자의 등을 들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밝게 빛나고, 누군가는 희미하게 흔들린다. 엄마의 등불은 분명했다. 그것은 가족을 위한 것이었고, 삶을 향한 기도였다. 그래서 그 빛은 지금도 꺼지지 않고 내 안 어딘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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