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김에 교토

온라인 게임은 잃었지만, '나'는 찾고 싶은 본격 해고 여행

by노푸름

해고 통보를 받고 2주 후, 간사이공항으로 떠나는 티켓을 끊었다.

온라인 게임을 잃었지만, 그토록 가고 싶던 일본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다니.

이런 걸 보고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고 하려나.

그렇다고 하기엔 휘몰아치는 상실감에 2주 동안 우울했던 순간은 떠올리기 힘들 정도다.


그동안 가고 싶던 교토의 여행지를 북마크했다.

북마크 개수가 늘어날수록 해고의 아픔은 점차 사그라 들었다.

참 단순하기도 하다.



잡지사 에디터로, 바카라과 사람을 잇던 서점 창업가로, 바카라의 가치를 알리던 출판 마케터로

늘 ‘콘텐츠’의 최전선에 서 있었지만, 정작 내 삶이라는 콘텐츠는 길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 온라인카지노북은 해고라는 날선 상처를 품은 채 떠난 한 여행 회복기다.

사각거리는 지면을 닮은 교토의 오래된 골목을 걷고,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낸 목조 건물과

와비사비(Wabi-Sabi) 미학이 깃든 정원을 바라보며,

‘쓸모없어짐’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는 여정을 담았다.


에디터의 시선으로 포착한 교토의 감각적인 풍경,

그리고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로컬 비즈니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은은한 차(茶) 향처럼 스며있다.


상실의 끝에서 마주한 교토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무너진 자아를 다시 정교하게 에디팅하는 편집실이 되어주었다.

매일 아침 구워지는 카모가와 강변의 커피 향과 고즈넉한 사찰의 정적 속에서 발견한,

서두르지 않고 ‘나다운 속도’로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이야기.

인생의 잠시 멈춤 버튼이 눌린 모든 이들에게 이 따뜻하고 단단한 여정을 바친다.




매주 금요일 <해고된 김에 교토 여행>을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결코 안 쉬고 있음'청년, 그리고 중장년 분들에게 함께 힘내자 말하고 싶습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