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그저 조용히 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었습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고, 특별한 일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무심히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허나 당신이 저를 미소 짓게 만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거창한 말도, 대단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당신의 다정함과 농담 하나가 제 마음에 닿았을 뿐입니다. 그 순간 아무 색도 없던 하루에 작은 온기가 번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치 저의 마음은 사막에서 뜬금없이 민들레가 피어 있는 것을 본 것 같았습니다. 꽃 한 송이가 사막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그 작은 존재 하나만으로도 풍경은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당신의 미소도 제게는 그런 민들레와 같았습니다. 조용히 피어났지만,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하는 꽃 말입니다.
또 한 번 깨닫습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하루에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조용히 찾아온다는 것을.
그날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싶었던 날이 아니라, 당신 덕분에 오래 기억하고 싶은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편으로는, 제 마음에 피어난 그 민들레가 오래오래 그 자리에 머물러 주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