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반년이 지났다. 올해는 유난히 많은 일이 있었던 만큼 시간도 참 빠르게 흘렀다. 바쁜 일에 치여 결국 놓쳐버린 사람도 있었다. 그와 연희동에서 출발해 망원한강공원을 지나 신촌을 거쳐 다시 집으로 걸어오던 밤도 있었다. 건강을 돌보지 못한 끝에 회사를 그만두는 날도 있었고, 여행을 떠나 겨우 마음을 돌보고 돌아온 시간도 있었다. 차마 말로 다 꺼내지 못할 일들도 있었다. 하루하루를 버텨낼 때에는 시간이 멈춘 듯 더디기만 했는데, 뒤돌아보니 그 반년은 손바닥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처럼 짧았다. 시간이 빨랐던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너무 많은 계절을 살아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와 술잔을 가볍게 부딪히며 내가 말했다.
“우리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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