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서의 운명을 바꾸는 매직 패치 시간! 점심시간
캐릭터 패치는 틈틈이 하는 것
"밥 먹으러 가자! 일어나! 밥!"
점심시간. 1시간. 회사에 있으면서도 업무에 속하지 않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다. 오피서에게 보장되는 휴게시간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휴게시간을 점심시간으로 맞춰 넣는다. 어차피 밥시간에는 개도 못 건든다. 일도 못한다.
평소 보내는 이 점심시간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 있는지?
대부분의 오피서에게는 그냥 밥시간일 뿐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한 시간. 별 거 없다. 어차피 회사에 있는 시간일 뿐이다. 유독 밥에 목숨 거는 오피서들의 특성으로 미루어 보면, 그냥 별생각 없이 때 돼서 습관처럼 밥 먹고 동료들과 잡담하는데 보낸다.
가끔은 차라리 점심시간 없애고 퇴근 한 시간 땡겨줬으면 싶다. 그러나 회사는 그럴 리 없다는 걸 우리는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점심시간은 일상적인 밥 이외에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하곤 한다.
점심시간 한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원하지 않는 메뉴. 제육볶음이나 짜장면 따위에 거부권 없이 쫄래쫄래 따라간다. 기웃기웃 눈치를 보며 상사들 비위 맞추기 바쁠 때도 많다. 메뉴 고르고 수저 세팅도 귀찮다. 회사 사람들, 상사들과 뒤섞여 쓸데없는 얘기 좀 듣는다. 그닥 솔깃한 것도 없다. 남 뒷담 좀 하고 신변잡기 좀 한다.
오히려 안 좋은 것도 많다. 사람들과 뒤섞여 있는 시간은 얻을 거보다 잃을 게 많다. 같이 얘기하다 보면 내 약점도 고스란히 잡히기 때문이다. 그냥 자연스러운 일상이라기에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시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점심시간은 의외로 수많은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적어 보이지만 박박 긁어모으면 1년에 250시간도 넘는다. 그러나 오피스 게임 하루이틀, 일이 년 하는 거 아닌 다음에야, 이 점심시간을 특별하게 쓰는 법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다. 딴짓이든 뭐든 다 해도 되는 시간이란 말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고, 영끌 모아 완성이라고 했던가?
점심시간을 온전히 내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밥을 안 먹으려 하면 주위 분위기 상 쉽지 않다. 그렇다. 처음부터 시나리오 잘 짜야한다.
뭐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점심시간이 자유로워질까? 오늘 약속이 있다. 속이 안 좋다. 이런 건 일회성 핑계 밖에 안 된다.
정공법을 택하겠는가?
"점심은 제 자유시간인데 왜 회사 사람들과 밥 먹어야 하죠?"
제목처럼 이렇게 말하면 자유를 얻을 수는 있다. 다만, 슬롯 부적응자로 낙인찍힐 뿐이다.
그럼 우회적으로 돌려야 할까? 앞으로 점심때 공부 좀 하려고 한다. 살 좀 빼려고 한다. 운동 좀 다녀야겠다.
이런 건 금세 주위의 신변잡기 감으로 전락한다.
이때 팔아야 하는 건 바로 닥터다. 인체를 관장하는 신 의느님은 점심에서 널 해방시킬 수 있다. 그냥 속이 안 좋아 병원을 좀 다녔는데, 의사가 점심 먹지 말라 했다고 해라. 샐러드 정도로 허기만 채우고 공복을 유지하랬다고 하면 된다. 괜찮다. 확인할 길 없다.
그렇게 한 두 달 지나면 주위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밥 안 먹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단, 이따금 본부장 회동 식사, 팀 단체 점심, 이런 행사성 점심때만 참석해 주는 정도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일주일 5일 중 보통 하루 정도만 점심을 먹게 될 것이다. 4일은 시간이 비게 된다.
배고프지 않냐고? 처음 3개월만 넘기면 위가 알아서 줄어든다. 배도 안 고프다. 물만 마셔도 된다. 다요트 따로 안 해도 된다. 알아서 찔 일이 없어진다. 결식 캐릭터의 특권이자 패시브다.
밥은 정말 양보 못한다구? 더 좋은 걸 알려주지. 그럼 오후 시간에 잠깐 나가서 편의점에서 간단히 먹고 오면 돼. 그건 간식이거든. 밥을 먹어도 그때 먹는 건 간식이지. 간식으로 밥을 먹은 것뿐이야. 그치?
소중한 밥을 자유로 전환시키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오피서 마스터스 클럽 정도 되는 자들은 점심을 전환시킨 지 오래다. 점심시간의 자유가 보장되면 많은 것들을 누리고 이룰 수 있다.
1. 진짜 휴식의 보장
집이 먼 경기 오피서들은 잠을 보충할 수 있다. 건드는 사람 없이 휴식하기 좋다. 때로 혼자 산바카라을 하거나 생각을 정리하기 편하다.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2. 신비주의 유지
동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 점심때 쓸데없는 잡담과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은 신비로울 때 함부로 못 건드는 법이다. 벌거벗겨지면 곧 동네북으로 전락한다.
3. 점심값 세이브
점심값이 고스란히 세이브된다. 정 배고프면 김밥 한 줄이나 샐러드면 된다. 돈이 모인다. 그 시간에 필요한 공부나 강의 듣기를 할 수 있다. 다른 개인 일을 해도 된다.
4. 시간 활용이 곧 매직 패치
티끌 모아 태산이고, 영끌 모아 쏘울이다. 고스란히 나에게 집중하며 매일 한 시간씩 패치를 한다. 집안일을 하든 투잡을 꾸준히 하든, 할거 없음 운동이라도 함 가던가.. 그건 자유다. 분명한 건 이 한 시간으로 하루의 패턴이 바뀐다. 점심시간만 알차게 모아도 바카라을 쓴다.
5. 유사시, 야근 이상의 효과
일이 정말 많을 때 한 번씩 점심시간을 영끌해 일해 버릴 수도 있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구? 아니다. 점심 때도 밥 안 먹고 일하는 오피서. 동정표를 받고 시작한다.
점심에 일을 쳐내면 야근이 줄어 퇴근을 당길 수 있다. 이게 야근보다 효과가 좋은 이유는 간단하다. K 오피서에게 밥은 포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밥을 포기하며 일한 자는 무조건 인정받는다. 이는 먹고사는 걸 포기하며 일한 효과와 같다. 야근은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밥 안 먹고 일하는 건 아직 당연하지 않다.
자. 어떤가? 이러니 점심시간 한 시간이 과연 별 거 아닌가? 아님 하기 따라.. 캐릭터가 패치되고, 게임이 패치되고, 더 나아가 인생이 패치되겠는가?
대충 넘기기 쉬운 점심 한 시간. 알짜 매직 타임을 잘 활용하는 이들은 이미 오피스 게임 자체를 뛰어넘어 주체적인 삶에 다가가고 있다.
꾸역꾸역 밥을 먹으며, 허락된 자유시간마저도 회사에 길들여질지, 1시간의 자유를 점심 영끌 패치로 연결해 진정한 자유에 다가설지..
선택은 자유다.
P.S. 점심시간에 사람들과 밥 안 먹고 읽기 좋은 바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