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돌 2탄) 퇴근 후 바다로 또 출근

돌피리에 상큼 한 스푼

by빛나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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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길어졌다. 퇴근 시간에도 하늘이 밝게 웃어주니 내 발걸음은 집이 아닌 바다로 출근을 한다.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꾸 오는 건 한번 꽂히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호기심과 더 예쁜 돌피리가 있을까 싶어 눈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때마다 눈에 불을 켜고 구멍돌(돌피리)을 줍줍 해가는데 다음날 오면 또 새로운 친구들이 "나 여기 있지롱~" 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동안은 가방이 무거운 게 싫어 아기자기한 친구들 위주로 데려왔지만 오늘은 마음먹고 큰 수경 화분용 돌피리 사냥을 떠났다. "로즈허브가 편히 쉴만한 화분이 어디 있나~" 하며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다 발견한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이 친구들이다. 구멍도 시원시원하게 여러 개가 뚫려서 마음에 쏙 들었다.


그렇게 살피던 중 내 눈에 포착된 미소 짓는 돌도 발견했다. 돌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짙은 회색의 길쭉한 무늬가 마치 돌고래가 나를 반기듯 입을 가로로 길게 벌리고 활짝 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돌 줍는다고 고생이 많다~~" 위로를 해주는 듯했다.



​출근하자마자 깨끗하게 목욕시킨 돌피리에 애정템인 로즈허브를 쏙 꽂아주었다. 집보다는 자주 관찰할 수 있는 교실 창가가 딱이다. 돌구멍 사이로 로즈허브의 상큼한 잎사귀가 쏙 올라오니 마치 거친 바위산에 봄꽃이 핀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돌피리 화분들 덕분에 교실 창가는 점점 초록색으로 채워지는 중이다.



​돌봄 교실 아이들이 "돌에서 풀이 자라요!" 하고 신기해할 때마다 내 미소는 열일한다. "얘들아, 이건 바다가 선물한 요술 화분이란다~" 하고 능청을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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