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또 뭘까요?

봉 잡던 힘으로 땅을 팠다. 그런데...

by빛나다온

평소처럼 친구와 산바람을 맞으러 오른 산.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발길이 닿는 곳은 평범한 산바카라로나 등산로가 아닌 오래된 시간 속으로 걷기도 한다.



주변의 작은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된 건 온라인카지노 작가님의 글 덕분이다. 화석과 엽전 글을 흥미롭게 읽다 보니 내 안의 탐사 본능도 깨어났다 돌멩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흙길마저 보물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싶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과연 그 작가님은 누구일까요? ㅎㅎ)

친구와 나의 그림자



평범한 산길을 얼마쯤 올랐을까.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풍기는 흙길 위로 깨진 사기그릇 조각들이 눈에 들어왔고 자세히 보니 대놓고 엽전 하나가 보이는 것이다. 순간 내 안의 호기심 본능이 요동쳤다.



"어머, 이건 그냥 그릇 조각이 아니야. 혹시 옛날 옛적 고개를 넘던 사람들이 허기를 달래던 주막의 흔적이 아닐까?"

이렇게 된 이상 손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장비라곤 끼고 있던 장갑밖에 없었다. 봉 잡던 힘으로 주변에 보이는 나뭇가지로 무작정 땅을 더 파헤치기 시작했다.



더 넓고 깊게 파다 보니 갈색 흙더미 속에서 푸르스름한 둥근 물체가 또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은? 동그란 눈에 네모 눈동자를 한 엽전이 날 보고 웃어주었다.


안녕^^
대박! 대~~ 박~~
혹시나 했는데 진짜 나왔어! 대박~~

생애 처음 발견한 엽전


환호와 함께 비명을 지르는 나를 보며 지난번 화석을 찾을 때도 동행했던 친구는 '얘가 또 미쳐가는구나' 하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내 손은 멈추지 않았다. 주변을 더 악착같이 파고들자 친구도 도와주었다.(고마워 친구야!) 그렇게 둘이 파다 보니 거짓말처럼 엽전이 또 나왔다.


야호! 대박~ 대박~~



심지어 그 엽전들 사이에서 길쭉한 쇳조각과 탄피 비슷한 것도 보였다. 친구도 신기해했다. 6.25 전쟁의 치열했던 흔적을 머금은 탄피라니 글에서만 보던 엽전과 탄피를 내가 직접 찾게 되다니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찾은 엽전은 모두?


짜잔~~~

짜잔~ 믿어지시나요? 나뭇가지로 땅을 파서 귀하게 얻은 보물입니다.


신나서 주변을 더 파보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이럴 때 금속탐지기가 없는 게 아쉬웠다. 그 옛날 주막에서 국밥 값으로 짤랑거리며 주모에게 건넸을 돈이거나 고갯길에서 잠시 쉬다가 흘렸거나 다양한 이유로 흘렸을 테지만 그런 엽전과 탄피가 나에게 발견이 되다니... 진짜 이런 걸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이 산길은 대체 얼마나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이토록 오래 간절히 나를 기다렸던 걸까? ㅎㅎㅎ


집으로 돌아와 정성스레 닦은 보물들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아담한 크기인 이엽전들은 조선 시대 상평통보 당일전이 분명했다.

앞면
앞면, 뒷면 빨간체크표시는 키링 앞뒤를 장식할 엽전


깨끗이 씻은 탄피



그동안 금속탐지 엽전 글들을 정독하며 눈동냥을 열심히 했건만 일, 이, 오, 백 상평통보와 근대 전의 세계는 어려웠다. 내 눈에는 그저 동그란 눈에 네모 눈동자를 한 예쁜 엽전으로만 보인다.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는데 아직 멀었나 보다.

이 귀한 보물들을 장식품으로 그냥 묵혀두는 건 의미가 없다 생각했다. 너무 흥미롭게 읽었던 이름마저 강렬한 《변태엽전, 가공전을 만들어 보자》글에 등장한 작가님이 만든 키링이 떠올랐다. 거기에 영감을 받아 나만의 손뜨개 상자를 열었다.


위에서 언급한 그 작가님이 누군지는 이제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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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오 작가님의 온라인카지노입니다.

https://fishingproductfr.com/@paleo/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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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를 쥐었던 손에 코바늘을 쥐고 한 땀 한 땀 실을 엮어 내려갔다. 사실 코바늘도 유튜브를 보며 호기심에 시작하게 되었다. 다섯 개의 보물을 한데 묶으려니 나름의 전략이 필요했다. 위에 팔레오 작가님의 작품처럼 겹전을 만들고 싶었으나 도구가 없었기에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글씨가 잘 보이는 쪽을 앞면과 뒷면에 배치하고 많이 손상된 엽전은 가운데에 넣기로 결정. 알록달록한 비즈를 꿰고 초록 잎사귀까지 떠서 연결하니 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빛나다온표 엽전 꾸러미 키링'이 탄생했다.

가운데 꽃모양 비즈는 제 프로필을 상징삼아 끼워보았다.



좀더 자세히 보시고 싶으실까봐 큰사진으로 ㅎㅎ



백 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투박하게 머금은 당일전이 현대적인 나만의 키링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하게 감기는 느낌은 단순한 무게감이 아니라 내가 직접 발굴한 내 마음의 무게일 것이다. 다음에도 내 손에 들어오게 될 보물이 생긴다면 더 예쁘게 만들 것 같다.


내 인생의 진정한 보물은 땅속이 아니라 끊임없이 파헤치게 만드는 내 안의 건강한 호기심일지도 모르겠다. 호기심 안테나가 쫑긋 살아있는 한 다음 타임머신은 나를 또 어떤 뜻밖의 설렘으로 안내할지...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바위에 엽전을 놓고 꼭 찍어보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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