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리, 규화목을 보다.

호기심이 이끈 뜻밖의 모험

by빛나다온

https://youtu.be/n8wu38LbZj8?si=8WBcG8FZ_gGRLi-9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된 포항의 해안 마을 오도리. 영상 속에서는 더 이상 자라지 않지만 오랜 시간을 품은 나무화석인 규화목을 소개하고 있다. 수천만 년 전 화산재와 퇴적물 속에 묻힌 나무는 서서히 광물로 변하며 본래의 형태를 간직한 채 돌로 변해갔다. 그렇게 만들어진 규화목은 단순한 화석이 아니라 한때 이 땅에 존재했던 자연과 기후, 시간을 고스란히 기록한 존재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나의 호기심이 가만히 있질 않았다.


"규화목? 내 눈에 직접 담아봐야겠어!"


'규화목'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던 건 아마도 팔레오 님의 온라인카지노에서 읽었던 글 덕분일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온라인카지노를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 따뜻하게 바꾸어주었다. 만약 그 글을 만나지 못했다면 화석이나 돌피리 같은 자연의 귀한 흔적들조차 그저 무심히 지나치는 돌멩이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창밖에는 봄기운을 머금은 꽃들이 환하게 피어나 마치 오래 기다렸다는 듯 다정히 인사를 해주었다.



레옹 작가님의 온라인카지노에서 내려받은 감미로운 선율의 음악은 달리는 차 안을 낭만으로 가득 채웠다.

화창한 봄날에~~~


도착해서 입구를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내비게이션 없이 다닐 수 없는 길치라서 한참을 헤매며 "어디로 가야 하지?" 싶었지만 워낙 날씨가 환상적이라 '많이 걷고 좋지'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곳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니 꼭 천국으로 가는 계단 같았다. 곧 보이는 푸른 바다와 함께 유튜브에서 보았던 익숙한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제일 예쁜 곳은? 내가 사는 곳.

파란 하늘 좀 보세요.
푸른 바다도 보세요.



일단은 저 위(빨간색 화살표)에까지 가서 다시 돌아 오른쪽(파란 화살표)으로 보이는 바위들을 훑으며 보물 찾기를 하기로 했다.

"여긴가? 저긴가? 이건가? 저건가...?"

빨간색 화살표로 걸어서 유턴. 파란색 방향으로 탐색 시작


나무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마지막에는 자연 그대로의 질감을 품은 돌과 시멘트를 섞어 독특하고 조화로운 계단으로 마무리했다.


와~~~ 웅장하다.
자세히 보아야 더 신기하다.


"여긴가? 저긴가? 이건가? 저건가...?"

거친 바위 표면 사이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숯검댕이? 이거구나! 이거야." 여러분~ 바위 속에 박혀 있는 검게 변한 부분이 바로 1,300~1,500만 년의 시간을 견뎌 돌이 된 나무 규화목입니다.


짜~~~ 잔 ^__^

짠~~~ * ^__^ * 정말 신기하네요.



마치 자른 나무가 검게 탄 것처럼 보이지만 만져보면 단단한 돌이다. 자연의 신비에 전율이 생긴다. 깊은 바위 틈새를 들여다보니 그곳에도 검은 세월이 숨어 있었다. 이 좁은 틈에서 오래도 견뎌냈구나.



어떤 건 나무의 나이테와 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한때는 살아 숨 쉬던 나무였음을 증명한다. 찾은 나무화석 중 질감이 가장 잘 살아있는 모습이다. 바위 겉을 감싸듯 혹은 그 자체로 바위가 된 듯한 모습이다. 만져보니 정말 딱딱한 돌이었다.

숯검댕이로 변한 나무 화석



한번 발견하고 나니 여기저기에 나무화석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작고 둥근 형태까지 바위 곳곳이 자연의 역사박물관 같다.

나무 줄기같이 생긴 화석



나무줄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곁에는 작은 열매들도 함께 잠들어 있었나 보다. 나무에서 툭 떨어졌을 열매(솔방울)가 통째로 박제된 듯한 화석을 보니 당시의 숲 풍경이 더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하다.

얼핏 보면 지네처럼 보이기도 함.



해안가를 산바카라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바위틈에 코를 박고 열중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남들이 예쁜 바다를 눈에 담을 때 나는 시간 여행을 하고 있었달까? 세상 진지한 나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 눈엔 바위와 대화하는 여자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구멍돌도 하나, 딱 하나 발견하였다. 지난번 돌피리 글에서 적었듯이 홈에 식물을 심으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멍돌(돌피리)이 수경재배 미니 화분으로 변신한 모습


바위뿐만 아니라 바닷가 바닥에 흩어진 돌들 사이에서도 나무화석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무심코 지나치면 그저 검은 돌일 뿐이겠지만 알고 보니 이것 또한 역사의 한 조각이겠지 싶어서 귀하게 보였다.



그런데 내 눈에 하트 탐지기라도 달린 걸까? 하트 모양을 자주 발견한다. 모진 비바람과 파도를 다 이겨내고도 사랑스러운 모양을 지켜낸 이 나무화석이 기특하다. 나 역시 세월의 풍파에 흔들리기보다 이 화석처럼 단단하게 내 자리를 지키며 빛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찐 하트 같지 않나요?



예쁜 풀? 꽃? 도 보인다.

왼쪽은 모르겠고 오른쪽은 등대풀


바위 표면에 마치 붓으로 그려 넣은 듯한 풀들의 흔적도 보인다. 화석 같진 않은데... 참 예쁘게 그린듯한 수묵화 같은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다.

수묵화를 보는 듯 하다.
모수석이라고 하네요. 수묵화 같죠?


탐색 끝에 나무화석 조각을 챙겼다. 눈을 크게 뜨고 보물찾기 하듯 헤맨 결과다. 결국 오늘 행운의 주인공은 나일까, 아니면 나를 만난 이 화석 조각일까? 오랜 기다림 끝에 내게 와준 소중한 기록에게 다정한 환영 인사를 전한다.



입구를 나가면서 보니 바위 속에 작은 돌탑들도 보인다.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도 두 개씩 올리고 소원을 빌어보았다. ㅎㅎ

나도 그렇고 다들 왜 이리 쌓는 걸 좋아할까?


오도리는 자주 지나다니던 길이고 익숙한 곳이었지만 나무화석인 '규화목' 하나로 완전히 새로운 곳이 되었다. 내 호기심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멋진 풍경과 신비로운 나무화석들. 멀리 가지 않아도 내 주변엔 이토록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단순히 돌이 된 나무를 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견디며 단단해진 인내의 결을 만났다. 나도 때로는 거친 파도와 비바람을 맞겠지만 규화목처럼 그 모든 순간을 나만의 아름다운 무늬로 남기고 싶다.



#규화목 #탄화목 #오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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