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명의 우울, 만 가지 우울

우울의 스펙트럼

by묘유

그들은 아프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남은 힘까지 끌어다 자신을 움직이고 있었다.

우울은 사람마다 다른 가면을 쓰게 했다.







침대와 붙은 몸, 무기력하게 늘어진 팔다리,

무표정한 얼굴. 닫힌 방문, 끊어진 관계..


우울의 모습들, 바카라에서 만난 우울의 묘사들이다.


하지만 내가 만난 우울은

꼭 그런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다정한 모습, 밝은 표정, 분주한 움직임.

타인의 선망을 받는 삶.


“매일 죽고 싶은데 사람들만 보면 웃고 있어요.

다들 제가 밝은 줄 알고, 그게 너무 숨 막혀요.”

선생님에게 칭찬받고 친구들에게도 인기 많던 아이였다.

사람들은 그 아이를 미소천사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 아이는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웃어줄 수 없었다.


“뭘 해도 다 부족한 것 같아요. 모두 제 탓 같고…”

전국에서 등수를 다투던 아이였다.

잘해야 한다는 말, 더 해야 한다는 말,

조금만 부족해도 자신을 몰아세우던 말들이

괜찮았던 하루에서도 흠집부터 찾아냈다.


아무도 그들을 아픈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아프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남은 힘까지 끌어다 자신을 움직이고 있었다.

우울은 사람마다 다른 가면을 쓰게 했다.





그러나 아는 것은 내 아이들 앞에

치유로 작동하지 않았다.


“엄마가 그러니까 이혼하고 이렇게 사는 거지!”

큰아이는 정확히 내가 가장

아파할 말을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움푹 패이는 것 같았다.


새벽에 부스럭대던 소리,

큰 아의 손에 작은 망치가 쥐어져있었다.


밖으로 나가려는 아이를 붙잡았다.

“○○이가 소주병을 깼대. 가봐야 돼.”

친구들끼리 난 싸움에 의리라며

당장 나서려던 아이를 붙들고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벨소리만 울리면 몸이 먼저 움찔했다.

학교일까.

나는 매번 옹송그린 자세로 몸을 낮추고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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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통과해 마음에 닻을 내리고 영혼에 닿아지는 글을쓰고 싶습니다. 고통을 듣고 함께 건너는 일을 소명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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