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문 앞에서...
큰 아이의 집 낡은 계단을 내려오며,
나는 이제 같은 신발장에
다시 놓일 두 켤레의 신발을 떠올렸다.
심장이 자꾸 엇박자로 뛰었다.
* 이 시리즈의 각 에피소드 말미에는
'상담사 엄마 노트'가 함께 실립니다.
이야기 속 신호들을 조금 더 빨리 알아채고,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적어봅니다.
“전공 인원을 겨우 6명 뽑아요?”
경쟁률이라는 숫자 하나에,
아이가 가는 길의 폭이
더 조여들어 보였다.
음악 입시학원을 열고 나오는
발등에 모르던 돌들이 무겁게 놓인다.
“학교 밖 지원센터죠? 자퇴를 했는데요…”
학교 밖 청소년,
그 이름이 내 아이를 부르게 될
명명 하나가 될 줄이야.
청소년 위기 상담을 하던 시절
아웃리치를 다니며 만났던
아이들의 무수한 얼굴들이 스쳐 갔다.
내밀어도 좀처럼 잡지 않은 손들,
신발 뒤축을 구겨 신은 채
어디론가 향하던 무수한 발들,
기사에서 숫자로만 찍혔던
학교 밖 아이들의 통계,
내 아이의 그 신발 또한
그 그래프의 한 점을 걷고 있었다.
아이의 옷장에서 얼마 입지도 못한
교복을 꺼내어 본다.
새것처럼 접혀진 각이
풀어지지도 않은 채이다.
바로 옆에 버리는
옷가지들 통을
두고 서도 놓지 못한다.
제 형의 구령에 맞춰 함께
운동을 하고
같은 시각 집 문을 열고 나서
독서실을 다니던 시절,
아이의 우울증을 낫게 하려고
피아노를 들인 것은 나였다.
“공부할 거야. 음악은 취미.”
그러던 아이의 마음을
무엇이 틀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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