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가 아닌 살아가기

돌아보고 있던 것은 나였다.

by묘유

부러 만든 사소한 돌부리.


나는 아이가 이 돌부리를 넘길 바라는 걸까,


넘지 못하길 바라는 걸까.




* 이 시리즈의 각 에피소드 말미에는

'상담사 엄마 노트'가 함께 실립니다.

이야기 속 신호들을 조금 더 빨리 알아채고,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적어봅니다.





** 음악 입시학원,

입시 성과, 커리큘럼, 강사진.

낯선 용어, 낯선 조합들,

오래 들여다보느라 시린 눈에

깜빡이는 화면들이

자꾸만 겹쳐 보였다.

파고들어 본다 한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닫힌 방문 틈으로,

같은 음이 자꾸 삐끗했다 되돌아온다.


음악이 아이를 낫게 할 것인가?



둘째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고

자해를 하던 때부터

'아이를 어디로든 데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날 붙들어왔다.


신고를 했고 병원에 갔고

수 번의 이사를 다녔다.


그 때 나는 아이를 걸리게 하는

작은 돌부리라도 모두 치워주려

온 몸을 걷어붙였다.

아이만 낫는다면 푸르뎅한 멍투성이

내 몸쯤은 괜찮았다.


아이의 방문이 열린다.
교과서 몇 권을 들고 나와 버린다.

" 다음주면 유급이야. "
" 자퇴할거야."


내 심장은 울렁대는데

아이 목소리엔 흔들림이 없다.
푸르뎅한 멍 자국이 까맣게 짙어진다.


자퇴는 아이를 낫게 할 것인가?




걷지 않아도 될 돌밭을 건너려는

아이의 발이 벌써 숱하게

까져있는 것만 같다.


아이가 제 방에 들어서려다 말고

돌아서 얘기한다.


"음악은 ***을 다닐것이고

검정고시는 학원을 다닐거고.."


아이의 어깨는 이미 '학교'로는

다시 돌아보지 않겠다는 듯

다른 쪽으로 길게 펴 있었다.


나는 "아니!" 라는 말을

처음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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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통과해 마음에 닻을 내리고 영혼에 닿아지는 글을쓰고 싶습니다. 고통을 듣고 함께 건너는 일을 소명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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