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웠던 천재의 뇌
1955년 4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세상을 떠난다. 그는 화장을 원했다. 그러나 부검을 맡은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는 유족의 허락도 받지 않고 그의 뇌를 꺼내 집으로 가져간다. 천재의 비밀이 그 안에 들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비는 뇌를 240조각으로 잘라 수십 년 동안 보관한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1,230그램. 보통 남성의 평균보다 오히려 가벼웠다. 다만 1999년 캐나다의 한 연구진은 수학적 사고와 공간 감각을 담당하는 두정엽이 보통 사람보다 15퍼센트쯤 넓다고 발표한다. 천재의 뇌는 더 큰 뇌가 아니었다. 조금 다르게 생긴 뇌였을 뿐이다.
그 차이는 타고나는 것일까.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지능 차이의 절반가량은 유전으로 설명된다. 나머지 절반은 환경의 몫이다. 2000년, 런던의 택시 기사들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그들은 2만 5천 개의 길을 외워야 면허를 받는다. 그들의 뇌를 촬영하자 길 찾기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뒷부분이 일반인보다 컸다. 운전 경력이 길수록 더 컸다. 뇌는 타고나기도 하지만, 쓰는 대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동물과 비교하면 어떨까. 지구에서 가장 큰 뇌는 향유고래의 것으로, 무게가 8킬로그램에 이른다. 코끼리의 뇌에는 뉴런이 2,570억 개 있다. 인간의 세 배다. 그러나 코끼리 뉴런의 대부분은 거대한 몸을 움직이는 소뇌에 몰려 있다. 생각을 담당하는 대뇌피질만 따지면 인간은 160억 개, 코끼리는 56억 개다. 반대로 까마귀는 호두만 한 뇌로 도구를 만들고 사람의 얼굴을 기억한다. 작은 뇌에 뉴런을 빽빽하게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뇌의 우월함은 크기가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촘촘하게 담았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 슬롯에서도 우월함은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1963년, 과학사학자 데릭 프라이스는 하나의 법칙을 발견한다. 어느 분야든 전체 성과의 절반은 참여자 수의 제곱근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연구자가 100명이면 10명이 절반을 해낸다. 역사는 늘 소수가 앞장서고 다수가 뒤따라온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우리보다 컸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지난 수천 년 사이 조금씩 작아졌다는 연구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렇게 해석한다. 인간이 큰 무리를 이루고 지식을 나눠 갖게 되면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먹을 빵을 굽지 않았고, 자기가 입을 옷을 짓지 않았다. 우월한 소수는 다수를 먹여 살린다. 그러나 그 소수가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먹여 살린 것은 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