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나를 잊는 각성

by모모어린


1960년대, 헝가리 출신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화가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배고픔도, 피로도,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었다. 그런데 그림이 완성되면 그 그림을 구석에 세워 두고 다시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들이 원한 것은 결과가 아니었다. 그리는 순간, 그 자체였다.


칙센트미하이는 이후 수십 년 동안 등반가, 체스 선수, 외과 의사, 공장 노동자들을 조사한다. 그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무언가에 깊이 빠져들면 마치 물결에 실려 가듯 일이 저절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는 이 상태에 〈몰입〉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몰입은 아무 때나 찾아오지 않는다. 과제가 너무 쉬우면 인간은 지루해하고, 너무 어려우면 불안해한다. 몰입은 그 사이, 자신의 능력을 조금 넘어서는 도전 앞에서만 문을 연다.


그렇다면 몰입한 사람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신경과학자 아르네 디트리히는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는다. 몰입 상태에서는 이마 뒤쪽의 전전두엽 일부가 오히려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전전두엽은 계획하고, 판단하고, 스스로를 감시하는 곳이다. 〈내가 잘하고 있나〉, 〈남들이 어떻게 볼까〉 하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이곳에서 나온다. 몰입은 뇌가 더 많이 일하는 상태가 아니다. 이 목소리가 잠시 입을 다무는 상태다.


반대로 집중은 얼마나 쉽게 깨지는가. 미국의 정보학자 글로리아 마크의 연구에 따르면, 일하던 사람이 한 번 방해를 받으면 원래의 일로 완전히 돌아오기까지 평균 20분이 넘게 걸린다. 인간은 여러 일을 동시에 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뇌는 동시에 하지 않는다. 이 일과 저 일 사이를 빠르게 오갈 뿐이다. 그리고 오갈 때마다 조금씩 대가를 치른다.


칙센트미하이는 사람들에게 하루 중 언제 가장 행복했는지 기록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나 쉬는 시간이 아니라 일하는 도중에 몰입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하나같이 〈빨리 퇴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간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으로는 알면서, 머리로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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