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 : 희망이란 무엇인가 | 2장.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는 이유
토요일 오후, 낭성의 햇살은 아침의 투명함을 지나 어느덧 짙고 나른한 온기로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는 살고 있는 집의 바로 옆, 공유주방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봄눈 카페에서 새롭게 선보일 요량으로 연습 중인 ‘소금빵’의 반죽을 하고 오븐에 굽고 있었다. 짭조름한 소금과 고소하고 진한 버터 냄새가 마당의 흙내음과 기분 좋게 섞여 들었다.
집에서는 거실 한가운데 푹신한 매트를 깔아둔 딸아이가 벌써 한 시간째 물구나무와 핸드스프링을 연습하는 중이었다. “흐읍!” 하는 기합 소리와 함께 힘차게 바닥을 짚어보지만, 몸은 번번이 기울어져 매트 위로 쿵 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열 번도 넘게 뒹굴었을 즈음, 매트 위에 벌러덩 누웠던 아이가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 벌떡 몸을 일으켰다. 거친 숨을 몰아쉬어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으면서도, 아이의 얼굴에는 짜증 대신 해맑은 미소가 번져 있었다.
딸: “아빠! 나 방금 넘어져 보니까 왜 자꾸 기울어지는지 알았어. 구를 때 왼쪽 팔에 힘이 먼저 풀려서 그런가 봐. 어제 아빠가 말해준 ‘방향을 알려주는 선물’ 맞지?”
나와의 대화를 잊지 않고 자신의 실패에 긍정적으로 적용해 내는 아이의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했다. 나는 오븐에 빵 반죽을 밀어 넣은 뒤, 시원한 물 한 잔과 방금 구워낸 따끈따끈한 소금빵 하나를 접시에 담아 아이 곁으로 다가갔다.
아빠: “그럼, 완전 제대로 받았지! 우리 딸, 그새 또 마음의 근육이 이만큼 자랐네. 땀 흘린 김에 시원한 물 좀 마시고 소금빵 먹으면서 작전 타임 좀 가질까?”
아이는 상체를 쑥 내밀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고는, 내가 내민 소금빵을 큼지막하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오물오물 빵을 씹으며 매트를 빤히 바라보던 아이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딸: “근데 아빠, 나 머리로는 실패가 엄청 좋은 힌트라는 걸 알겠거든? 방금 깨달은 대로 다시 뛰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다시 일어나서 저 매트 위로 올라가려고 하면 마음속에서 두 명이 막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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