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 : 희망이란 무엇인가 | 3장. 깊은 눈물에서 시작되는 치유
단비학교 아이들을 위해 봄눈 도서관의 교실 주변을 정리하던 오전. 창문 너머로 떠오르는 낭성면의 눈부신 햇살이 바카라등 위로 길게 누워 있었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만이 도서관의 고요를 채우고 있었다.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한창 바카라을 분류하고 있을 때,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짧게 진동했다. 아내였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러 나갔던 아내가 이 시간에 전화를 거는 일은 드물었기에, 나는 서둘러 장갑을 벗고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는 달리는 자동차의 여러 소음과 함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노래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아내는 아무런 앞뒤 설명도 없이, 그저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옅은 숨소리만 내쉬더니 이내 조수석에 앉은 딸아이에게 전화를 넘겨주었다. 평소의 통화와는 다른 묘한 공기에 나는 하던 일을 완전히 멈추고 수화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빠: “우리 딸, 엄마랑 학교 잘 가고 있어? 무슨 일이야?”
딸: “아빠! 지금 차에서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노래가 나왔거든. 그런데 나 그거 듣다가 엄청난 걸 깨달았어.”
아이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장난기가 가득한 톤이 아니었다. 무언가 아주 크고 소중한 비밀을 방금 발견해 낸 사람처럼, 들떠 있으면서도 진지하고 조심스러운 울림이 있었다.
아빠: “엄청난 거? 우리 딸이 노래를 듣다가 뭘 깨달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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