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5절 : 실패가 남기는 선물

HOPE : 희망이란 무엇인가 | 2장.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는 이유

by마광훈

평일의 팽팽했던 긴장이 기분 좋게 느슨해진 토요일 아침이 찾아왔다. 쫓기듯 눈을 뜨고 밀린 업무나 피로를 처리하느라 분주했던 도심의 주말과 달리, 이곳 낭성면에서의 토요일 아침은 세상에서 가장 고요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공기로 시작된다. 집안에서도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은 그 어떤 알람 소리보다 다정하게 잠을 깨웠다.


나는 가족들이 깨기 전 일찌감치 마당으로 나와 작은 톱과 망치를 꺼내 들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준비 중인 대안학교 도서관에 흔들의자를 수리할 참이었다. 밤새 내려앉은 차가운 이슬이 마당 끝 풀잎마다 맺혀 반짝이는 맑은 아침, 나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호기롭게 나무판자에 톱을 가져다 댔다.


하지만 마음만 앞섰던 탓일까. 나무의 단단한 옹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억지로 톱질을 밀어붙이다가, 그만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판자가 반으로 흉하게 쪼개지고 말았다.


"아차..."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두 동강이 난 나무판자를 허탈하게 내려다보고 있을 때였다. 뒤에서 현관문이 열리며 갓 일어난 딸아이가 부스스한 까치집 머리를 한 채 마당으로 쪼르르 달려왔다. 양손에 따뜻한 우유가 든 머그잔을 꼭 쥔 아이는, 내 발밑에 널브러진 나무 판자들을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딸: “아빠, 아침부터 뭐해? 나무 다 부러진 거 아니야?”


아이는 아빠가 무언가를 망쳤다는 사실이 재밌는지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 같으면 머쓱해서 변명을 늘어놓았겠지만, 나는 쪼개진 나무판자를 양손에 들고 흔들어 보이며 씩 웃었다.


아빠: “하하, 그러게. 아빠가 흔들의자를 수리하려고 했는데, 길이를 잘못 재고 힘만 주다가 완전히 망쳐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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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귀촌 1년 차 희망의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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