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 : 희망이란 무엇인가 | 2장.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는 이유
낭성의 아침은 도심보다 일찍, 그리고 훨씬 더 선명하게 밝아온다. 코끝이 찡해질 만큼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고 마을 어귀에 자리한 '북카페 봄눈'의 문을 열자, 밤새 가라앉아 있던 서늘한 나무 바닥의 향기가 훅 밀려왔다.
이곳은 커피를 팔아 마을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대안학교를 짓겠다는, 어쩌면 까마득하게 높은 산을 오르는 것 같은 꿈이 매일 아침 묵묵히 시작되는 공간이다.
이른 아침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나를 따라나선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자기 손바닥만 한 물걸레를 쥐고 야무지게 나무 탁자를 닦고 있었다. 나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버튼을 누르고 온수와 스팀을 빼내며, 아이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며칠 전 체육관에서 평행봉 훈련을 하다가 손바닥 껍질이 벗겨진 탓에, 아이의 양손에는 하얀 테이핑이 칭칭 감겨 있었다. 걸레를 꽉 쥘 때마다 상처가 당기는지 이따금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아이는 멈추지 않고 뽀드득 소리가 나도록 탁자 모서리를 문지르고 있었다. 그 조그만 뒷모습이 대견하면서도 묘하게 뭉클해, 나는 커피 머신 앞에 기대선 채 툭 하고 먼저 말을 건넸다.
아빠: “우리 딸, 까지고 멍든 손으로 걸레질하려니까 엄청 따갑고 아프지? 대충 하고 거기 앉아서 초코라떼 한 잔 마실래?”
내 말에 아이는 닦던 탁자에서 고개를 홱 돌리더니, 이마에 맺힌 땀을 팔뚝으로 훔치며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딸: “따갑긴 한데 참을 만해. 내가 아빠 도와준다고 따라 나왔는데 대충 할 수는 없잖아. 저기 끝에 탁자 두 개만 더 닦으면 돼.”
아빠: “그래? 아빠는 방금 쓱싹쓱싹 탁자 닦는 네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 딸이 진짜 엄청난 용기를 가진 영웅 같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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