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못한 병아리

뉴질랜드 스토리

by마이즈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앞에 앉아 병아리를 파는 분들이 종종 출몰했다. 하교 길에 삐약 삐약 소리를 듣고 다가서면 박스 안에 작은 병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이들은 그 앞에 쭈그려 앉아서 고민했다. 나 역시 넋을 잃고 병아리를 구매했다. 한 마리에 100원이었다. 혼자는 외로울 것 같아서 두 마리를 샀다. 병아리는 검은 봉지에 담긴 채 내 손에 건네어졌다. 집에 달려가서 종이 박스에 병아리를 내려 두고 마당에서 풀을 조금 뜯어와 깔아주었다. 삐약 삐약 거리는 소리가 너무나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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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만지면 안 좋다는 말에 쓰다듬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상자 안을 들여다봤다. 가끔은 좋은 걸 먹이겠다고 비가 오는 날 지렁이를 잡아 오기도 했다. 그렇게 애지 중지 키운 병아리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닭처럼 슬슬 벼슬이 올라오는 것 같았고 털 색도 노란색이 점점 줄어들어 갔다. 닭이 될 때까지 키울 수 있을까? 잔뜩 부푼 기대감으로 병아리를 돌봤다. 동생은 나보다 더욱 두 병아리에게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결국 문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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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바람을 쐬라고 병아리 박스를 현관에 둔 날. TV를 보다가 나가보니 박스 안에 병아리가 사라져 있었다. 현관문은 살짝 열린 상태였다. 밖으로 뛰어 나갔다. 다행히 대문은 잠겨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마당 어딘가 병아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아버지를 졸라서 손전등을 들고 마당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어디에도 병아리는 없었다. 그때, 동생이 말했다. 병아리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동생이 선두에 서고 아버지와 내가 뒤를 따라갔다. 옥상이었다. 병아리가 높은 계단을 올라갈 리가 없을 텐데, 어째서 옥상으로 간 거지? 혹시 날 수 있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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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올라간 순간, 동생은 얼어붙었다. 우리 눈앞에는 우리 집 개, 바둑이 투투가 있었다. 어느새 목줄을 끊고 옥상까지 올라왔나 싶었는데, 투투의 입에서 피가 뚝뚝 흘렀다. 자세히 보니 입에 병아리가 물려 있었다. 아버지가 달려들어서 투투를 때렸다. 평소 같으면 못 때리게 막았겠지만, 그 날은 병아리부터 구해야 했다. 두 마리 모두 투투의 날카로운 이빨에 물린 상태였다. 한 마리는 이미 죽은 것 같았고 다른 한 마리도 축 처진 상태였다. 나는 정신없이 두 병아리를 안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동생은 점점 더 크게 울었고 아버지는 투투를 때렸다. 병아리를 방안에 있는 박스에 두고 나가보니 투투는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마치 도와달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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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하교하는데, 교문 앞에 병아리 장수가 앉아 있었다. 삐약 거리는 병아리를 보고 있으니 몇 해 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두 마리의 기억이 되살아 났다. 게임 친구가 옆에서 말을 걸었다. 야, 진짜 귀엽지 않냐? 흥미가 없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병아리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말했다. 관심 없어. 병아리 게임하러 오락실이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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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즈의 30가지 메모리 -1988

뉴질랜드 스토리. AC. 타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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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그래픽과 주인공 캐릭터의 귀여움이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가 주인공인데, 대부분 병아리라고 생각했었지요. 시작하면 바다표범에게 아기 키위새들이 잡혀가는데 무슨 연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버튼을 연타하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숨은 기능이 있어서 게임은 귀엽고 아기자기한데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미친 듯이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 갭이 더욱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메가드라이브 이식판으로 더 오래 즐긴 게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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