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고인이 된다면

죽은 자와 남겨진 글

by지안 이고운


가끔 나는 조금 섬뜩한 상상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고인이 되어 버리는 상상.

사람들이 내 사진 앞에 조용히 모여 있고, 누군가 낮고 느린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는 장면.

국화 꽃향기가 은은히 퍼지고, 조문이 오가는 그 정적인 공간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울음과 동시에

바로 내가 남긴 글.


내가 죽은 뒤에도 남는 것은 결국 글이 아닐까.

예전에 써서 어딘가에 올려 둔 문장들,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은 채 혼자 남겨 둔 문장들, 일기장 깊숙이 숨겨 둔 문장들.

그것들이 나 대신 남아, 사람들 앞에서 천천히 말을 시작한다.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 문장을 남기고 떠났다.”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데, 글은 버젓이 살아남아 나를 대신한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 등 뒤를 서늘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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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낮은 자존감의 소유자에서 방송인과 스피치 컨설턴트, 문학계 등단 작가로 성장했습니다. 소통법 연구와 기업교육, 그리고 글쓰기로써 열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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