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나는 G와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인사해. 내 남자친구야.
G로부터 정식으로 만나자는 고백을 받은 날(8화 참조), 시부야 거리를 걷다가 서울에 사는 친오빠로부터 갑자기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중학교 2학년 이후로 한 집에서 산 적 없는 친오빠와 나는 특별한 용건이 없으면 카톡조차 하지 않는 건조한 남매 사이인데, 조카가 태어나고 나니 통화 목록에 그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멀리 사는 고모에게 조카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나 역시 통화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비칠 깜찍한 조카의 모습을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친오빠 명의의 전화를 기다리게 되었다.
"친오빠네랑 인사할래?"
전화를 받기 전 G에게 물었다. 그는 기꺼이 응했다.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가 조카와 인사를 나누고 G를 카메라에 등장시켰다. 남자친구라고 소개하자, 카메라 밖에 있던 친오빠와 새언니가 활짝 웃는 얼굴로 나타났다. G는 꽤 정확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일본에 사는 프랑스 사람이고, 영어로 말해도 된다고 전하자, 친오빠는 만나서 반갑다며 ”제가 프랑스어를 배울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런저런 질문이 많아 보였지만, 평소보다 길어지는 어른들의 대화에 어린 조카의 인내심이 바닥나는 바람에 대화는 금세 마무리되었다.
이혼 후 타지에서 혼자 사는 나를 내심 걱정했을 친오빠와 새언니의 반가움과 안도감이 전해져 뭉클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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