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성가대를 하기 전에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일이 거의 없었다. 코로나 시기부터 성가대에 서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굉장히 긴장한다는 사실을. 악보를 들고 있는 손도 떨리고 다리도 떨렸다. 연습할 때는 잘 나오던 소리도 마음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경험 자체를 늘려보기로 했다. 주 1회 수업하는 성악 강좌를 찾아갔고, 3년 넘게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 강좌에서는 분기마다 소극장 무대에 설 기회가 있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물론 무대에서는 별일이 다 있었다. 고음에서 음이탈이 나기도 했고, 연습할 때 잘 나오던 특정 음이 갑자기 나오지 않기도 했다. 음정이 흔들린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일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잘한 무대만 경험이 아니라 실수한 무대도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대에 서본 경험과 코로나 시기부터 지금까지 매주 성가대에 섰던 경험이 쌓이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음이탈이 나도 노래는 계속할 수 있고, 한 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무대 전체가 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했던 실수가 실제로 벌어져도 생각만큼 큰일은 나지 않았다.
지금도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사를 음미하며 부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청중과 눈을 맞추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이 일을 겪으면서 두려움을 없애는 것과 두려움을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것을 '더 이상 무섭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전히 떨리고 긴장하면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험이 쌓인다고 해서 두려움이 반드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 경험은 내가 아는 것을 늘려준다.
긴장해도 할 수 있다는 것,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도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조금 망쳐도 생각만큼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무엇보다 사람들은 내 실수를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한다. 내가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두려움이 나를 압도하는 힘은 조금씩 작아진다.
물론 모든 두려움을 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이나 이민처럼 여러 번 반복해서 경험해 보기 어려운 중대한 선택도 있고, 과거의 상처나 공포처럼 마음속에 잠재된 원인을 살펴보고 다뤄야 하는 두려움도 분명히 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