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오는 습관이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답답할 때가 있다. 문제집을 세 장 풀기로 했으면 정말 딱 세 장을 푼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큰 고민 없이 빠르게 답을 적고 분량을 채운다. 그리고 바카라을 덮으며 말한다.
"오늘 공부 끝!"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속으로 묻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늘은 뭘 새롭게 알게 됐을까?'
물론 그 말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는다. 아이 입장에서는 시킨 대로 세 장을 다 풀었는데 또 다른 숙제를 받는 기분일 테니까.
하지만 내가 아이에게 기대했던 공부는 종이 세 장을 채우는 일이 아니다. 몰랐던 것을 하나라도 알게 되는 것이다. 문제집은 그것을 돕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매일 정해진 분량을 풀다 보면 어느 순간 문제집을 푸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된다. 처음에는 목적을 위해 정해놓은 기준이 어느새 목적을 대신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은 아이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운동을 하면서도 비슷한 모습을 종종 본다. 대부분의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다. 체력을 기르고, 몸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운동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실력이 붙으면 기록과 성취에 욕심이 생긴다. 더 잘하고 싶고,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생긴다.
그 마음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목표가 있으면 운동이 더 재미있어지고, 성취감 덕분에 꾸준히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느 순간 그 목표가 처음의 목적보다 중요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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