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것과 지금 물어야 하는 것은 다르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회의를 하다가도 흐름과 상관없이 떠오른 질문을 바로 던진다. 상대가 바쁜지, 지금 이 질문이 필요한 순간인지보다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 본인은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회의의 흐름이 끊기고, 논의가 옆길로 새며, 때로는 상대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질문의 내용은 다양하다. 실무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조직의 운영 방식에 대한 것일 수도 있으며, 누군가의 인적사항이나 결정 과정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질문 자체가 아니다. 질문을 던지는 타이밍과 방식, 그리고 그 질문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리는가에 있다.
학생 때는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태도로 평가받는다. 수업 시간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하면 선생님은 기꺼이 설명해 주고, 적극적인 학생이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질문의 목적도 비교적 분명하다. 배우기 위해 묻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질문은 환영받는다.
하지만 슬롯는 조금 다르다. 슬롯에서는 질문이 단순히 정보를 얻는 행위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이 된다. 같은 질문이라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의 중에 "왜 이렇게 진행하셨나요?"라는 질문은 본인에게는 순수한 궁금증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은 자신의 판단을 공개적으로 검증당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왜 저 사람을 담당자로 정했나요?"라는 질문도 단순한 확인일 수 있지만, 결정에 대한 불만이나 문제 제기로 들릴 수도 있다. 의도는 호기심이었지만 상대는 공격이나 방어를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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