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에서 마주한 완고함의 실체
수영을 마친 뒤 탈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거울 앞 사람들이 머리를 말리는 곳과 신발을 신는 곳이 있는데, 그 모퉁이에서 세 명의 할머니들이 계속 서 계셨다. 언뜻 보니 토스 앱에서 서로 적립하는 작업을 하고 계신 듯했다. 그런데 그 위치가 사람들의 이동 동선과 겹쳐 불편함이 생기고 있었다.
머리를 말리고 계시던 한 아주머니가 아주 친절하게 말씀하셨다.
"어머니, 사람들이 다니니까 여기서 하지 마시고 다른 데에서 하셔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할머니가 갑자기 큰 목소리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삿대질까지 하며 씩씩거리더니 결국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말씀하신 아주머니도 당황하셨고, 그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모두 놀랐다. 잠시 후 주변에서 이런 말들이 들렸다.
"나이 들면 고집만 세져."
"저렇게는 안 늙어야지."
그 말을 들으며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곧 이런 의문이 들었다. 정말 저 모습은 나이 때문일까.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어떤 분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부드러워지고, 더 너그러워지고, 더 사람을 품을 줄 안다. 반면 어떤 분들은 사소한 조언에도 쉽게 화를 내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같은 세월을 살아왔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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