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사라지지 않아도 성숙해질 수는 있다
얼마 전 한 은퇴하신 목사님의 간증 영상을 보았다. 그분은 네 살부터 결핵성 관절염으로 장애를 갖고 사신 아픔이 있으셨지만, 총신대 교수도 역임하셨고 명설교로 유명하셨던 분이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슬롯적 명성과 지위도 얻으셨지만, 그분은 여전히 마음속에 수치심과 열등감이 있다고 고백하셨다. 그리고 그것을 놓고 늘 눈물로 기도하며 주님의 사랑을 확인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고백을 하는 목소리에는 이상하리만큼 겸손함과 따뜻함, 그리고 성숙함이 묻어났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달았다. "아, 사람 안의 열등감이나 수치심은 어쩌면 평생 끌어안고 살아가는 감정일 수도 있구나.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건강하게 마주한다면, 오히려 사람을 더 깊고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구나." 그리고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그것이 겸손과 공감의 통로가 되지만, 어떤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 주변에도 비슷한 모습들을 본 적이 있다. 특히 리더 역할을 하거나 많이 배우고 성취한 사람들 중에서도 마음 깊은 곳의 수치심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경우를 종종 봤다. 겉으로는 누구보다 바카라임감 있고 열심히 살아간다.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을 단련하며 높은 기준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어떤 순간에는 작은 말에도 유난히 마음이 흔들리거나, 타인의 표정, 말투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때로는 상대를 돕고 가르치려는 마음 안에, 자기 안의 불안과 상처가 함께 섞여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사람 자체를 쉽게 비난할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의 결핍을 어떻게든 견디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성취로 그것을 덮으려 하고, 어떤 사람은 권위로 감추려 하고, 어떤 사람은 공부와 자기 계발에 매진하며 버틴다. 계속 배우고, 더 잘 해내고, 더 인정받아야만 자기 존재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멈추는 순간 자기 안의 열등감과 마주해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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