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동할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지는 정체성의 재정의

by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순간을 맞는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가기 어려워지는 시기다. 누군가는 무릎이나 허리 같은 신체적인 이유로, 누군가는 예상하지 못한 사고나 환경의 변화로 더 이상 예전처럼 일하지 못하게 된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변화처럼 보인다. 일을 줄이거나, 쉬게 되거나, 역할이 바뀌는 것. 하지만 그 변화는 생각보다 깊게, 사람의 마음까지 건드린다.


사람은 이때 단순히 일을 잃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설명해 오던 방식을 잃는다. 오랫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느냐'로 자신을 정의해 왔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해 왔다. 그래서 그 기반이 무너지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나는 이제 어떤 사람인가." "나는 아직도 쓸모가 있는가." 이 질문은 생각보다 조용하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이 질문이 깊어질수록 사람은 점점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바라보게 된다. 예전만큼 움직이지 못하는 몸, 예전만큼 해내지 못하는 일의 양, 예전만큼 필요로 하지 않는 환경. 그 기준으로 현재를 해석하면 결국 스스로를 작게 보게 된다. "나는 예전보다 못해졌다"는 생각이 마음에 자리 잡는다.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상황 자체보다 그 상황을 해석하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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